-
대전에서 고창, 집으로 가는 길
버스를 기다리다 문득 횡단보도 위의 고양이를 보았다.
흔히 말하는 로드킬. 길 위의 죽음.
초등학교 5학년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역시 집으로가는 길목. 나무울타리 밑둥에 무언가 있었다.
갈색털이 성성한 고양이. 그러나 가슴이 뛰지않는, 숨소리가 없는.
도로 밖으로 나와있기에 우거진 나무울타리 아래로, 차마 손은 대지 못하고,
발 끝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한달여간, 매일같이 학교를 가면서 서서히 분해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서건, 뭘 하려다건 간에
고양이는 길 위에서 죽는다.
그리고 긴 시간을 밟아내면서 천천히
하늘에 다가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