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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래는 없지 않은가단상/단 2013. 8. 10. 23:03
돌아볼 길이 한길 벼랑인 것은
슬픈 일이나, 기실
나아갈 길이 한길 벼랑인 것에
슬퍼할 틈이 없는 것이다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은 푸른 봄이
정말로 으스러져 버리어
쓱- 빠져
삭- 쓸어나가
슬쩍 얼버무리고 만다
생기의 융통도 이제는 다한 듯 하여
한껏 푸른 것들에 치이고서
벼랑 앞에 허우적거리고야 마는 것이다
갈래는 없고
슬슬 마지막 돌부리 꼭 쥐고
만길 아래로 허방다리 짚어가며
취객 외다리 건너듯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