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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눈을 다 뜨고도 한쪽 눈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사물을 본다거나 글을 읽을 때, 눈앞의 영상이 흐려진다. 그리고 곧 그것들은 둘로 갈라진다. 그리고 난 그중 한쪽의 것만을 본다. 내 스스로가 '난 어느쪽 눈으로 보는가?'라는 의문이 들어 몇 번씩 그와 같은 과정을 반복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오른쪽'을 쓴다. 그리고 이것은 내가 나 자신을 '오른 사람'이라 생각하게 한다. 여기서 말하는 오른 사람이란? 옳은 사람 일 수도있고 오른쪽으로 치우친 사람 일 수도있다.
나도 한때 양손을 쓴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내 스스로 양 손을 쓴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한 적이 있었다. 양손을 쓴다는 것을 그리 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사실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 그걸을 나는 자랑거리로 삼았었다. 헌데 어느 순간엔가 이 '특이하다는 점'이 '이상하다' 라고 생각 되었다. 무엇 떄문에 그리 느꼈는지는 기억에 없다.
확실한 점은 그 순간 이후로 나는 '오른 사람'이 되었고 '왼손이라는 위대한 도구'를 잃었다는 것이다.
지금 내 왼손은 오른손을 보조하는 정도의 일 밖에 하지 않는다.아니, 하지 못한다. 유일하게 오른손과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때는 컴퓨터 자판위에 올라있을 때 뿐이다.
나는 이 사회앞에 옳은 사람이 됨으로서 병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