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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사육제오래된/짧은 글 2012. 2. 24. 16:20
뜨거운 밤의 카니발 너는 개 나는 돼지 종에 없이 뒤섞이는, 짠내 나는 축제, 축제 남 몰래 가면을 벗는 자, 가죽이 벗겨지리 남 몰래 가면을 벗기려는 자, 제 가죽이 먼저 벗겨지리 너는 가장 먼저 나를 먹어야 하는데 나는 너를 가장 먼저 먹어야 하는데 너도 나도 엉키고 엉켜서 내가 그것인지 네가 그것인지 손가락이 어지러운데 어디를 손가락질 해야 하는가 광란은 거죽채 뜯어낸 가면 한데 뭉친다 카니발은 털째 굽는 바베큐 바베큐, 바베큐 돼지의 시간에 돼지는 돼지를 굽고 나를 죽인다 개도 그러하다 뜨거운 카니발, 뜨거워 뜨거운 이 밤의 모든 개 돼지가 죽어야 끝날 카니발은 광란은 축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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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정적에만 지저귄다오래된/짧은 글 2012. 2. 24. 16:17
내 귓속에 이명은 내 생각의 내 깊이의 내 사상의 척도일까 사상이 매마른 것일까 소리가 커질수록 빈곤한 사고는 더욱 피곤함에 매달리는가 내 생각의 방엔 카프카나 나라나 바나나 베르나르 베르베르 간혹가다 하루키 허세로 가득찬 풍선 한때 경요를 꿈꾸던 아이는 가벼이 무거운 단어만 내 것인 척 흩어놓을 뿐 문장에 생명이 없다 나는 가난한 삶을 검소한 삶이라 거짓 족하며 자위하는 욕망의 거렁뱅이 이제사 난 단 한톨의 좁쌀 만큼도 철학적이지 않아 지금이라도 중요의 범주에 단 한번의 최초의 등재를 해볼까 절대적인 진리로써 생각의 고삐를 놓치지 말것 절대로 늦추지 말것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이 짧은 글 조차 나는 허세만 둔재는 노력에야 수재가 될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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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경계에 -1오래된/짧은 글 2012. 2. 24. 16:15
삶의 경계 어디즈음엔가 선술집이 하나 있다. 딱히 주인이랄 것도, 직원이랄 것도, 손님이랄 것도 없는. 그냥 술집은 아니고 그 동네에 사는 사람이 많은. 그런 선술집에 몸 구석구석 색에 관여않고 기타 등등 모여앉아 다같이 돼지껍데기에 소주를 마신다. 안주가 안주이니만큼 단골이랄 것도 처음이랄 것도 없다. 뭐 처음이라면 어느정도는 말이 통하지 아니하겠다. 그것도 그럴것이 처음온 이는 자꾸 껍데기를 뒤집어 올린다. 말려버리면 반대쪽은 버린다. 자꾸 덜익은 놈을 집어 먹는다. 뭐 덜익은 것은 문제가 되진 않겠다. 취향일 수도 있으니 허나 어떤이건, 설령 사상이 글러먹은 자식일지라도 돼지껍데기와 같이 구워지다 소주처럼 홀랑 넘어가면 세상만사 다 한소리로 내뱉기 마련이다. 뭐 좀 많이 다닌놈이랍시고 안 그런,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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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월. 꿈오래된/긴 글 2012. 2. 24. 16:12
아버지. 아니, 아빠 꿈을 꿨다. 전역하고 처음으로. 원주에서 살 때. 그 때 그 집. 그 집에서, 일요일이었을까. 엄마가 성당 일 때문인지 아직 오지 않았다. 동생과 둘이 밥을 하고 있었고, 어느 시점엔가 같이 음식을 만들고있었다. 아무런 레시피 없이. 그때 그때 대충 대충 싱거우면 간장넣고 하는 식의. 무성의한 점심. 아무렇지도 않았다. 당연한거라고 느껴졌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그러다 엄마가 오고, 안방에서 엄마 아빠 사진을 찍었다. 엄마는 분홍색, 아빠는 옅은 하늘색 옷을 입고 있었다. 꼭 해피투게더의 목욕탕 가운같은. 처음 사진을 찍을 때는 쿨픽스 4500이었다. 70장 연사로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 마구 찍었다. 이윽고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는데 익서스 70이었다. 이것 저것 할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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