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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오래된/긴 글 2012. 2. 24. 16:34
다급히 울리는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잇달아 시작되는 웅성거림. 토요일 마지막 4교시 수업. 누구나가 집을 바라기에, 혹은 나름대로의 자유를 바라기에 교실이 고요 하려야 고요 할 수가 없다. 탁탁. 장난을 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인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의 일종의 연출로 인해 소란스러운 교실은 이윽고 고요해졌다. 모두가 소리의 근원을 찾으려 신경을 곤두세우고 귀를 기울이는 동안, 그는 다시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넓은 책상 위 어느 곳에 이 빨간 볼펜을 놓아야 하는가. 책상의 오른쪽? 오른쪽 위에는 이미 파란스티커가 붙은 화이트가 놓여져 있다. 그 것의 위치를 정하는데 한시간이 들었다. 그리 쉽게 바꿀 수는 없지. 그럼 그 아래 귀퉁이? 아니야. 책이 그쪽으로 쏠린단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