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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만원 세대 절판 소식을 접하고
    잡상/궁상 2012. 3. 29. 00:26

    facebook에 쓴 것을 다듬어 옮긴다.

    -

    88만원 세대 절판.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던지리라 기대했던 20대에 대한 실망이 그 이유.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읽으면서 짙은 상실감만 얻는 나로서는 뭔가 혼란스럽다.

    생각과 행동이 달라 죄송한 마음도 들고, 들고 일어날 용기가 없는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앞길이 깜깜한 20대에게 딸랑 촛불하나 들려주고 총대를 떠넘기는 게 아닌가 싶어 원망스럽기도 하다.

    돈줄에 목 매달아야만 하는 현실이 야속하고, '현실에의 적응과 개혁'의 두 가지 선택지만 덩그러니 주고

    빨리 가라 채찍질하는 어른들도 야속하고, 뭐가 옳은 것인지 알면서도 쉽사리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나 자신도 야속하다.

    손수조가 자신을 88만원 세대라 칭하며, 마치 불우한 척 포장하는 모습이 역겹다.

    그러나 정작 88만원 세대의 장사자인 나는, 내가 88만원 세대인 것이 짜증나고, 슬프고, 불만이고, 벗어나고만 싶다.

    순응과 혁명, 88만원 세대에서 벗어가는 두 가지 길 앞.

    순응과 함께 투쟁대신 투표로써 민주주의라는 초의 심지에 기대를 거는 것은 너무 안일한 것일까.

    저자의 말처럼 20대는 투쟁하기보다 컴퓨터 뒤에 숨어 총대 맨 정봉주를 응원했다. 

    정봉주는 감옥에 갔고 20대는 여전히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로 싸우고있다.

    아니, 키보드로나마 싸우고 있는 것은 3, 40대 일지도 모른다.

    20대는 그저 어떻게하면 일자리를 구할까 전전긍긍하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88만원 세대와 정봉주는 발판이 되었다. 나는 그리 생각한다.

    이 둘은 젊은이에게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보여줬고, 이는 분명 돌대신 표를 던질 수 있는 실마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올 두 차례의 큰 선거에서 젊은이들의 투표권 행사가 분명 최소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다.

    88만원 세대가 880만원 세대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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