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장
140701
opener_
2018. 1. 29. 23:19
1-
몸을 왼쪽으로 돌아누웠다. 오른쪽 귓구멍에 이명이 고였다.
잠에서 깼다.
2-
너는 어느 날인가, 고양이 같았다.
길가에서 주워온 작은 소파. 넌 그 작은 소파에 몸을 끼워맞추듯 누웠다.
마음에 꼭 찾을까. 늘상 그렇게 비비고 있었고 책을 읽다, 티비를 보다, 요리를 하다 돌아본 눈길에 너는 꼭 그렇게 있었다.
딱 맞는 상자를 찾은 고양이처럼.
3-
네 주위에 언젠가부터 소요逍遙하듯 아른거리는 기운이 있었다. 뭐랄까, 너무 먼 곳에서 손을 흔드는 듯한.
나도 안녕을 머금었다, 삼켰다. 도살장 앞의 소처럼 곱씹었다.
헤어짐은 소처럼, 슬슬 거닐 듯 그렇게 지나갔다.
4-
신 새벽, 오랜만의 물에 화분은 탄산처럼 스스- 시원하다.
5-
문득 깬 잠자리에 가슴께 들썩임이 주는 안도감은 이제는 없다.
습관처럼 내뱉던 이름도 이제는 한숨이 대신한다.
6-
삶의 가짓수는 나올대로 나와서 어쨌거나 타인의 삶을 살게 되는데 기실 그마저도 그닥 쉽지는 않아, 그네들의 자서전이란 것을 읽어보면 꼭 종이접기 같아서 학을 접었는데 구겨진 종이뭉치가 된다.
7-
당월 무료데이터가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가슴이 덜-컹, 한다.
위젯에 찍힌 거진 남아있는 통화시간을 확인하고는 눈썹을 한껏 올리며 꾸-욱, 힘줘 눈을 감는다.